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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편지』

『미학 편지』 - 교육신문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실러의 미학 이론

프리드리히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는 괴테와 더불어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실러는 훌륭한 극작가·시인이었고 칸트 철학에 심취한 미학자였다. 실러는 칸트 철학 연구에 몰두하여 여러 미학 논문을 집필했다. 1793년, 실러는 자신의 후원자인 아우구스텐부르크 공작에게 예술과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편지로 써 보내겠다고 제안했다. 실러는 이 편지들을 다듬어 1795년 1월 자신이 발행하던 잡지 『호렌(Die Horen)』에 게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학 편지』가 탄생하게 된다.

『미학 편지』의 원래 제목은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이다. 이 책의 번역을 맡은 안인희 인문학자는 『미학 편지』가 발표 후 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내며, 오늘날까지 중요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거듭 인용·해석하고 새로운 맥락 속에서 수용해온 명저임을 밝히고 있다. 『미학 편지』의 원문 텍스트에는 편지의 번호만 있을 뿐 제목이 없었다. 옮긴이는 편지마다 임의의 제목을 붙이고, 목차를 구성하여 독자가 『미학 편지』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본 기사에서는 27편의 편지 중, 인상 깊은 편지 3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9번째 편지, 순수하게 살아있는 원천 - 아름다운 예술, 그리고 젊은 예술가에게

실러는 야만적 국가, 정치적 타락 속에서도 깨끗하고 순수하게 살아남아 있는 원천이 예술이라고 보았다. 예술은 학문(철학)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것, 인류의 관습이 이끌어온 것에서부터 벗어나 있다. 실러는 예술과 학문이 인간의 독단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정치적 입법자가 예술·학문을 폐쇄할 수 있지만 지배하지는 못한다. 예술과 학문은 ‘진리의 벗’이자 자연의 고귀함보다 오래 살아남는 특징을 지닌다. 실러는 예술과 도덕을 결합하여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그대의 세기와 더불어 살되, 시대의 피조물은 되지 마라. 동시대인들을 위해 일하되, 그들이 찬양하는 일이 아닌 그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라. 그들의 죄를 함께 범하지 않되, 고귀한 체념으로 그들의 형벌을 함께 나누고, 그들이 벗어던지지 못하면서 제대로 감당하지도 못하는 멍에를 자발적으로 함께 짊어져라. (92쪽)

| 10번째 편지, 경험적 예들의 관찰

실러는 아름다움이 인성의 필수 조건이라고 이야기하며, 인간 앞에 놓인 상반된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거칠음이고 하나는 아름다움이다. 실러는 문화교육이 두 가지 상반된 길을 하나로 결합해 주며, 인간의 거친 본성은 사슬에 묶고, 무기력한 인간의 본성을 자유롭게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을 길들이고 자유롭게하는 문화교육, 즉 미적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미적 문화를 얻기 위해 희생되는 '품성의 에너지'가 인간에게 있는 위대하고 탁월한 요소의 가장 효율적인 ‘용수철’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 23번째 편지, 미적 상태에서만 도덕적·윤리적 상태가 발전되어 나옴

실러는 통찰력과 신념에 도달하기 위해서 ‘미적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감각적 인간을 이성적으로 만들려면 우선 인간을 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감각적 인간을 이성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질의 미적 정조(Stimming, 조율 상태)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감각의 영역에서 이성의 독자적 활동성이 열리고, 자신의 자유만으로 논리적·도덕적 상태로의 성취가 가능하다. 미적으로 조율된 인간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보편타당하게 판단·행동할 수 있다. 미적 상태에서는, 자신을 내어주는 것, 자신을 받아들이고, 본성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분화(分化)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러는, 문화[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아름다움의 영역이 미칠 수 있는 한 인간을 미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미적 상태에서만 도덕적 상태가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러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일은 미적인 문화[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미적 문화[교육]란 자연법칙도 이성법칙도 인간의 자의를 묶어버리지 못한 그 모든 인간 행동의 영역을 아름다움의 법칙에 종속시키는 것입니다. 미적 교육은 외적인 삶에 부여한 형식에서 이미 내적인 삶의 길을 열어놓습니다. (176쪽)

실러는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그 자체'에서 더 나아가 '도덕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미적 교육을 통해 인간의 자율성과 주체성, 도덕성을 함양하고자 한 것이다. 이경규 계명대학교 교수는 “오늘날 학교에서 이뤄지는 예술 관련 수업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에 기인한다. …(중략)… 실러는 특히 미의 교육적 의미에 천착해 오늘날까지 그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1)라고 말했다. 미학 편지를 통해 오늘날 문화예술교육의 뿌리를 탐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1) https://www.imaeil.com/page/view/202312191457082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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