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홍석, 「석유와 미국역사가들의 기억전쟁(I)」, 『동국사학』 70권,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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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이 논문은 20세기 석유 자원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접근을 탐구하며, 석유가 현대 사회와 미국 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기존의 역사 서술 방식과 빅 히스토리의 관점을 결합하여, 석유가 인간의 생활 방식, 무역, 외교, 전쟁에 미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조망한다. 주요 발견으로는 석유가 단순한 에너지원 이상의 역할을 하며, 미국의 산업화와 현대화 과정에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음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지구 생태학적 대안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
| 국문초록 지난 한 세기를 지나오면서 역사 서술의 방식은 놀랍게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인간을 역사의 중요한 행위 주체로 보고 그들 간의 의지와 갈등을 분석 조망하는 것은 여전히 주목받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날” 이후 역사 서술 방법론과 다양성을 결코 무시할 수도 없다. 특히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이용하는 자원이나 물류를 역사의 주체로 보고, 그 주위에 기생하는 인간들의 생활방식, 무역, 외교, 전쟁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은 최근 빅 히스토리의 등장으로 훨씬 더 풍성해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본 논문은 20세기 석유 자원을 주목하여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 접근을 확인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의 지금까지의 역사적 연구의 축적과 방법론적 고찰은 무시 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의 선형적 시간 서술에서 벗어난 수평적 시간과 그 조망은 파노라마식 역사를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이 검은 액체 연구는 각국사의 한계를 넘어서 글로벌 역사를 관전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해 줄 수 있다. 게다가 연구사를 조망하는 과정에서 얻은 의외의 수확은 지금까지의 이 분야의 접근 방식이었던 지정학적 접근에서 한 차원 진보한 역사가들의 수고를 확인 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이들 역사학자들의 통찰과 지혜를 통해서 미래 지구 생태학을 위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주제어 석유, 미국역사학회, 지정학, 환경사, 생태학 |
| 이 연구 논문의 목차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으며, 각 섹션의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I. 서론 - 이 섹션에서는 석유와 빅 히스토리의 관계를 탐구하며, 미국과 석유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석유 자원이 역사적 맥락에서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논의합니다. II. 회고: 연구사적 고찰 - 이 부분에서는 석유를 주제로 한 역사 연구의 발전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접근 방식을 회고합니다. 특히, 석유와 관련된 역사학의 하위 주제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III. 결론 - 결론에서는 빅 히스토리와 물질 인문학의 관점에서 석유 자원의 연구 필요성을 재확인합니다. 또한, 최근 미국 역사학계에서 석유를 통한 역사 탐구 방식과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며,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역사학의 성과를 강조합니다. 이와 같은 구조를 통해 연구는 석유라는 자원이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중요한지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
I. 서론
(가) 석유와 빅히스토리
<근대화와 근대성>
-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로의 이행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두 개념어가 있음.
- 근대화: “모더나이제이션”(modernization)
- 근대 이후의 과학 기술적인 변화가 촉매가 되어서 사회 경제적인 변화로 신속하게 이어지는 다양한 결구(結構)-도달과 완성-과정을 이 짧은 용어로 신속,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편리한 답변
- 물리적 공간이 극복됨
- 근대성: “모더니티”(modernity)
- 그런 근대화의 변화가 야기한 정신적 문화 또는 미학적 세계관의 충격과 수용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
- 지식과 지성의 공간과 경계가 파괴
- 그런데 사실 이 둘의 개념은 발음만 비슷할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많은 부분 겹쳐 있어서 두부 자르듯이 명료하게 구별되지 않을 듯함.
- 어쨌든 근대사회의 출발-발전-완결을 음미할 수 있는 이 두 개념의 출발점이 된 물리적 기반을 찾아보는 것은 현재의 시공간의 착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가를 확인하고 연결하는 지점임
- 그러므로 이들 역사가와 역사학이 다양한 시각에서 지평을 확대하고 있는 이 분야에 대해서 환원적인 대답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임.
- 간단하게 말해서 정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역사가들의 어마어마한 역정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
- 그러함에도 산업과 교통 통신 분야에서 과히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모든 역사가들이 동의하며 다른 의견이 없어 보임. 이제는 자연스럽게 “혁명”이라고 부르게 될 정도가 되었음.
- 혁명의 원인이 된 자원: 석탄, 증기기관 / 석유, 내연기관
- 그리고 이들 기술적인 변화가 야기한 것들을 “모더나이제이션”이라는 단어로 쉽게 이야기하고, 그런 다음 기술적인 대변화로부터 시너지를 효과를 동반하여 정신적인 변화에까지 이르는 현상을 “모더니티”라고 이야기한다.
- (예시) 지방 오지에서 살아가는 지식인이 아침 일찍 집을 나와서 과거에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런던과 같은 메트로폴리스에서 하루 온전히 자신의 정신의 발상과 착상을 경쟁하고 나서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석탄과 석유를 사용하는 기차가 있었기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지역 한 구석에서 도 세상의 온갖 고급정보와 산물에서 뒤지지 않게 된 것도 바로 이들 자원의 활용 덕택이다.
- 간단하게 말하면 석탄, 석유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
- 세계는 석탄, 석유라는 에너지원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서 변화되고 있었음.
- 전국은 단일 시간적인 기준으로 전환됨
- 여러 물질적인 좌표가 하나로 응집되어 모더니티와 모더니즘의 물적/정신적 표상과 정체성이 한 국토를 넘어서 세계로 넘실거리게 됨.
<100년 동안 석유는 어떻게 작용했나>
- 석유: 100년간 세계를 움직인 에너지원
- 에너지의 강력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대.
- 세계는 속도전으로 들어가면서 거리가 극복됨. 문화, 예술, 정치, 사상이 이동하고 유행/표준화가 이루어짐.
- 석유라는 휘발성 액체를 통해 파괴, 진보, 개혁, 혁명이라는 과정에서 생산 소비, 개인, 대안문화가 춤추는 "액체근대"가 가능하게 됨.
- 여기에 세계의 정치, 외교, 역사, 현대전의 시작과 끝도 결국에는 석유가 결정 요인으로 작동한 것.
- 인류의 에너지 사용 역사에서 보면 석유만큼 순간적인 힘을 보여주는 것도 드물 것.
- 여기에 이동성이 뛰어나, 쉽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음.
- 1950년대 이후 미국: 증기기차는 퇴물이 됨
- 모든 이들이 자동차라는 기계로 된 애마(愛馬)를 갖게 됨.
- 단지 이동수단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석유 중심 에너지 사회로 전환됨.
- 교통과 산업의 동맥뿐만 아니라 모세혈관까지도 이제 석유를 사용하는 이동 도구에 의존하게 됨.
- 광대한 국토를 연결하는 철도망 또한 이전의 증기 대신 디젤을 사용하게 되고 상업용 비행기가 가능하게 된 것도 석유의 덕택.
- 군대의 전략 전술이 완전히 달라짐.
- 전투기가 나타나고, 탱크라는 무시무시한 기계의 시대가 전장의 풍경을 바꾸어 놓음.
- 석유를 이용하여 이른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놀라운 장비들을 이제 인간이 갖게 된 것.
- 그것으로 우리의 사고방식도 완전히 바뀌게 됨.
- 이른바 “확장된 정신”(extended mind)들을 무한히 갖게 된 것.
- 지난 100년 간 석유: 역사를 종횡/상하로 연결하는 모든 운동의 기본 물질, 에너지원, 촉매
- 그러한 측면에서 석유에 대한 탐색은 우리 지구문명의 진화, 발전, 결과, 부작용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줌. 또한 지구문명의 생태학적 대안을 찾아보는 발본적 질문을 던져줄 것임.
- 구체적으로 석유를 통하여 20세기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근대와 근대성의 발화 과정에서 이 휘발성의 액체가 전통적인 사회를 어떻게 구축(驅逐)하게 됨
- 이어서 이 액체를 통해서 알게 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통해서 우리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무엇에 집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물질 인문학”으로서 역사 탐구의 새로운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
- 사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석유는 중요한 자원이 아니었음
- 20세기 초 미국의 사회경제 생활에서 중요 에너지원: 석탄-목재 순
- 1902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이용하지 않았음
- 20세기 말: 석유-천연가스
<석유의 위상>
- 석유: 한 국가를 움직이는 결정적 동력
- 사유, 쟁취의 대상
- 석유를 통해서 세계가 움직이는 역사연구,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이동
- '제국'들 사이에 이 검은 액체를 두고 일어나는 직간접적 여러 노력들
- 서방의 선진 질서라고 명명되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 검은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진 국가들의 사활에 가까운 노력: 제국의 위상과 세력을 이해할 있는 한 측면
- 검은 황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자신의 국토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 국가의 주권과 전통이 허물어지게 됨
- 이른바 자원제국주의의 속성상 불가분의 관계들이 역사에서 나타나게 됨
- 즉, 타자와 주체의 긴장관계라고 부를 수 있는 거들이 머릿속을 맹맹하게 만들어내는 반 휴머니즘과 부조리가 잉태하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석유라는 검은 액체가 남긴 탐욕의 역사
(나) 미국과 석유: 공부 “하는/해야” 할 이유
- 앞에서 역사공부의 한 부분으로 석유라는 단위를 가지고 볼 수 있는 세계사적 의의를 말했다면 지난 100년간의 석유문명과 제국으로 단연코 우리의 시선에 포착되는 국가가 바로 미국
- 제2차 산업혁명의 주도국가로 세상에 발돋움.
- 강철, 석유를 통해 세상을 정복지로 만들었음
- 하나의 국민국가로 완전히 이행하게 된 것도 석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
- 20세기 시작의 전후로 해서 일어난 위대한 '산업혁명'으로 석유/철의 제국이 가능했음.
- 석유왕, 철강왕이라고 부른 인물들은 미국의 자연 지형과 도시를 하나의 국민국가의 틀로서 만들어놓게 됨.
- 역사: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그들의 뛰어난 지능을 무기 삼아 다양한 창안을 성취하고 발전하는 과정.
- 지난 20세기: 과학 기술상의 전환, 초자연적 삶으로 변화하게 한 결정적 에너지원이 바로 석요
- 석유문명의 절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 국가: 미국
- 석유 장악 → 석유를 갖고 만들어놓은 다양한 것들을 즐기고 감당해야 할 사회로 변모하고 있었음
- 신문, 우유, 과일이 전국 어디에든 유통될 수 있음
- 비행기, 자동차, 모터사이클에 의존하여 욕망을 채움
- 의지, 욕구의 실현을 꿈꾸는 개인주의를 체화/내화할 수 있는 예외적 근대성
- 역력한 개인주의가 무엇인가: 코로나 사태에서의 마스크
- 석유: 제국의 안정, 사활을 결정하게 하는 자원으로 자리잡음
- 그 결과 인간의 역사, 행위주체로서 움직이는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남 = 석유의 수급이 제국 유지의 사활.
- 미국: 경제도약 시기 국내외의 석유를 찾아서 집중, 자원제국의 위치를 찾음.
- 겉으로는 진보, 자유, 성장제일주의를 표방.
- 내밀화된 목적 중 하나는 석유와 같은 자유의 몰두
- 미국: 석유를 통해 국가의 의지를 세계에 표현하는 것으로 한정하지 않았음
- 소비 충족을 위해 민간기업 차원에서의 자원 확보.
- 정부도 같이 공조하여 에너지원 확보.
- 그런 차원에서 미국 자본주의의 내적 공고화가 이루어짐.
- 결국 정부, 기업의 공조/협력을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튼튼한 성장세가 유지됨.
- 이러한 측면은 미국 자본주의 성장사의 정통연구성과와는 다른 접근이자 해ㅓㄱ임.
- 지금까지는 정부/기업의 공동 결의가 거의 보이지 않는 시장중심주의가 압도적이어다는 것이 설명을 대표하고 있었음.
- 석유를 통해 역사를 분석하면 미국의 경제적 자유주의 실천이 과연 맞는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됨.
- 국가가 미국 민간기업의 전세계에 대한 전투적 팽창에 적극적 후원/지원을 아끼지 않았음.
- 미국적 제국주의와 예외성이 나타나는 순간
- 그러므로 미국 제국주의: 석유문명의 안전판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자본주의 or 명목상 자유주의 시장 체제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인과성
- 단지 세계 경제의 지배력으로 이해되는 것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님
- 그와 수반한 세계정치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게 됨
- 자유주의 시스템: 미국적 민주주의, 미국적 시장경제주의의 다른 이름
- 언제라도 시장 경제를 자의적으로 조정하고 기업에 영양제를 투입한 결과
- 이러한 인위적 노력, '보이는 손'에 의한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이룩한 국가
- 후발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서 국가의 지원/후원은 공정한 경쟁에서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에 불과
- 미국이 석유문명에 진입한 후에는 이를 확보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시작됨
- 이와 같은 생각은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 안보적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됨
- '3종'이라는 이 물자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거나 단지 작은 부족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물가와 경제에 파급효과가 큼
- 국가: 국내 문제와 마찬가지로 국제 외교질서, 안녕, 세계 경제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석유를 지정학적으로 간주하게 될 것임
<지난 20세기 동안에 발생한 전쟁의 원인>
- 인간이 욕망하는 자원에 대한 이용, 경영,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역사적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음
- 특히 지난 100년간 역사, 전쟁, 무력 사용을 바로 석유와 관계에서 풀어볼 수 있음
-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이라크 전쟁
- “어느 누구도 중동에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명대사를 남긴 <보디오브라이즈>를 통해 그 척박한 지역에서 최신 무기로 매일 아마겟돈과 같은 지옥의 결전을 벌이게 되는 이유를 금방 확인할 수도 있을 것
- 무수한 전쟁 이후 중동 지역의 국가들이 석유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하고, 사막에서 인공도시가 된 것도 석유에서 기원하고 있음
- 미국이 중동에 대한 지정학적 관심을 전략적 계산에 놓고 세계 정치/경제를 운위하는 것도 석유에서 찾아야 할 것임
- 중요산업, 개인의 자유를 보증하기 위한 증표로서 석유 자원의 가치를 인식한 후 미국은 석유의 안전한 공급망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함
- 국가안보적 차원에서도 미국인의 생활 여유를 위해서 국제석유의 원활한 수급에 관심을 집중하게 됨
<석유에 집착하는 미국>
- 사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석유수출국이었음.
- 갈수록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석유가 미국 생활의 유지와 생존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외교와 국방 차원에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다루게 됨.
- 1998년 미국: 외국 석유에 의존하는 양은 전체 소모량의 거의 50%에 이르게 됨.
- 21세기 초인 2005년: 60%로 절정에 이르게 됨
- 왜 그 많은 20세기의 전쟁 특히 최근까지의 전쟁이 바로 석유생산지와 관계해서 벌어지게 되고,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며, 역사에서 이 모든 전쟁을 석유와 연관해서 거의 음모론 수준까지 끌어들여 설명하게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됨.
- 석유의 부재/부족에서 오는 편집적 공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미국적 현상
- 1970년 10월~1974년 3월: 중동 산유국 중심으로 석유 수출 동결
- 역사가 타일러 프리스트: “석유문제가 미국의 역사를 흔들어 놓은 가장 결정적인 사건”, 당당히 교과서의 “한 단원을 차지하게 된 사건”이라고 정의
- 미국 경제는 일시정지, 공장은 문을 닫고 성장률은 바닥을 침
- 미국 국민 다수는 공포를 느끼게 됨.
- 자동차 여행을 밥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이제 꼼짝할 수 없는 신세가 됨.
- 미국의 해외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 2005년 이후 감소, 2010년 현재 자체 수급 비율은 50%를 넘어섬.
- 베트남 전쟁의 실패: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세계경찰로서 그 지도력을 상실함
- 1974년 닉슨: 에너지가 미국 국가정책의 “제1호”(the first priority)가 될 것이라고 천명
- 1977년 카터: 중동에서 오는 석유 위기로 인해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서 결국 “전쟁상태와 같은 수준의 도덕적 규범”(moral equivalent of war)을 국민에게 요청함.
<석유위기를 대응하는 미국의 방식>
- 미국이 석유위기를 대응하는 수준은 거의 전쟁에 대응하는 방식이었음.
- 정부는 석유 가격책정에서부터 석유비축에 이르기까지 안보적 차원으로 접근.
- 더불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선상에 새로운 석유 탐사 지역을 찾으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됨.
- 카터 대통령의 1977년 경고 이후 5년
- 미국은 자체적으로 석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준비를 갖추게 됨.
- 석유 수입량은 과거와 비교해서 반 토막으로 줄어듦
-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석유 가격은 정상화됨
- 이유: 결정적으로 중동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미국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 생산량을 배가했음.
- 무엇보다 석유 가격 안정화의 가장 큰 이유: 미국이 석유를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할 정도로 국가차원에서 차질없는 준비/저장을 준비하게 됨
- 이미 미국은 주요 공급 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할 예방조치를 철두철미하게 준비해두었음.
- 1975년에는 석유 문제의 해결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하게 됨
- 석유를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고 일정분의 비축을 강제적으로 법률화하려는 일련의 노력
- 1980년대 중반: 이러한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남.
- 당시 법률에 의하면 외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원유를 일일 기준으로 하여 적어도 115일 이상치를 보유해야만 했음.
- 이러한 놀라운 대응은 “석유문제”(oil problem)의 충격파가 얼마나 놀라운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줌.
- 어쨌든 이런 발 빠른 대웅과 조정을 통해서 석유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는 잠시 수그러 들었음.
- 오직 일시적으로 말이다.
- 석유가 미국을 세계 제국으로 군림할 수 있게 한 물질이라는 바로 그 조건 때문에 그 후의 역사에서도 미국의 세계사적 운동과 의지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됨.
- 특히 페르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인 개입으로 일어났던 여러 작전들은 여과 없이 과거 석유와 관계된 충격과 쇼크를 그대로 반영함.
- 시장 또한 이러한 충격에 대해서 동일하게 반응하여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었음.
- 2021년 현재 미국: 세계의 패권을 두고 또 다른 제국 중국과의 한판 대결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
-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음.
- 중국과 석유 자원을 놓고 동남아시아의 바다는 국가 간의 폭력의 바다로 변질될 수 있음.
<석유에 대한 역사적 이해의 필요성>
- 이제는 지구 환경 차원에서도 석유 자원의 과도한 사용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고 있음.
- 그 과정에서 지난 한 세기의 석유문명이 이룩한 장단점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임.
- 한 시대를 석유로 종결하고 새로운 대안적 에너지를 찾아가는 지점에 와있음.
- 지금까지 사용한 석유의 역할을 제대로 구명해야 도래할 시대 취사 선택할 자원의 장점에서 단점까지를 헤아려볼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될 것임.
- 석유에 대한 역사 탐구는 현재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음.
- 역사가 크로체의 명언이 와 닿는 순간임.
- 또 다른 이유: 석유와 그 마술적 장치에 몰입하게 됨에 따라서 나타나는 문화적 예외성, 심리적 특징을 확인해 볼 수 있음.
- 미국 심성상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 역사가들은 석유와 그 이기(利器)들의 생활화에 따른 큰 변화에서 근대와 근대성의 여러 특징들을 확인하고 있음.
- 예시: 증기기관을 사용하는 대륙 횡단 철도 시설의 확장으로 국토와 산업이 하나의 대동맥을 중심으로 연결될 수 있었음 - 곧이어 증기대신 석유의 시대가 되면서 자동차를 통해서 과거에는 접근 할 수 없는 오지들이 모세혈관처럼 연결되게 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게 됨.
- 이제 개인들도 모델T형이라는 값싼 이기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서 석유라는 야릇한 액체에 자신도 모르게 관심이 높아가고 매일 먹는 식량과 같이 생활의 일부분으로 이 액체를 고려하게 됨
- 특히 모델T의 확산과 함께 1920년대 오면 미국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문화는 놀랍게 변화됨.
- 당시 미국 사회를 연구한 한 사회학자 부부의 시선에서 이제 젊은이들이 성(聖)스러운 교회보다는 도로, 차 그리고 모텔에서의 성(性)스러운 일에 더 만족하게 됨.
- 전통의 파괴: 석유와 자동차라는 이기가 만들어낸 결과
- 모더니즘의 한 특징이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에서 시작됨.
- 사회학자 부부가 말하는 석유시대의 문화적 편향성과 지층은 전통과 권위의 상징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지점으로 몰두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도시는 팽창하고 중산층은 교외에서 그들만의 안정적인 신도시를 형성함.
- 자동차의 보급과 교통망의 확신으로 사회는 더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게 되고 국가 차원에서 통제와 관리도 더더욱 손쉽게 됨.
- 가정 또한 석유를 사용하는 다양한 장치를 사용 -> 온종일 집안일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
- 특히 인구의 반은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지금까지의 고통스러운 가사노동에서 훨씬 더 자유롭게 됨.
- 석유와 연관하여 역사 지평확대를 시도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은 환경과 연관된 분야.
- 화석연료 사용에서 오는 피해는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음.
- 원유 생산 시설에서부터 정유 시설에서의 오염과 환경문제, 주로 선박과 석유 송유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은 지구 생명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 자연, 생명체, 수자원, 대기의 수질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악화되어가는 현실에서 미국이 과연 어떤 조치와 대응을 구사하였는지에 대한 조사를 확인하는 것
- 예시: 미국에서는 1970년 이른바 청정대기유지법(Clean Air Act)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입법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음.
- 그러나 석유와 그 생산, 유통이 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별 이해 당사자가 포함된 텍사스, 오클라호마, 알라스카 주에서는 이 일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었음.
- 연방 차원에서의 환경 입법 조치에 대해서 지역적 이해가 충돌하여 갈등이 발생함
- 그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이룰 수 있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공부가 될 수 있을 것.
- 예시: 미국에서는 1970년 이른바 청정대기유지법(Clean Air Act)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입법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음.
<역사의 주체로 석유를 놓음>
- 물질과 자원을 가지고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을 주체로 보는 역사에서 볼 때 좀 다른 방식의 연구.
- 인간이 주변으로 밀려나는 느낌.
- 계의 자연과 물질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행위 주체로서 인간 능력이 상실되는 것 같은 느낌,
-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물질의 응용과 사용을 통해서 어느 순간 역사의 주체인 인간이 자기 의지를 스스로 제어하고 길들이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할 것.
- 석유와 그것을 사용하는 기계들은 흑인 노예들이 일종의 재산과 상품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에서 이제 인격적인 자유를 보장받는 시민으로 거듭나듯 중요한 행위주체로 되어버린 것
- 이른바 물질인문학, 물질역사학이 필요한 이유.
- 이것은 또한 마치 회사가 법인이라는 이름을 걸치고 인간의 시민권을 보장받는 행위 주체로 되어버린 것과 같은 것.
- 석유는 단지 의식 없는 물질로서만 존재하지 않음: 생활과 생명, 환경, 가치까지 조정 통제하는 역할을 고려할 때.
- 특히 석유의 힘으로 만들어진 기계는 이제 행위주체의 역사에까지 이르고 있음
- 마치 총기 그 자체로는 생명력이 부재하고 의지 없는 발명품에 불과.
- 총기가 특정 인간과 결합하게 되고 호응하게 되면 결국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히 놀라운 반향을 일으키는 역사의 행동 주체로서 전도될 수 있는 것임.
- 오늘날 우리는 AI라는 것에서 바로 그런 진화를 확인해가고 있음.
- 그런 측면에서 과거 100년간의 역사에서 석유라는 물질과 에너지원은 인간의 많은 것들의 경로를 결정하게 했던 최초의 중요한 물질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 지난 세기의 중요한 에너지원인 석유를 가지고 문명의 자양분과 화수분을 세다 보면 결국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다양한 역사적인 운동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 크게는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 삶의 생활사와 문화사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음.
- 화석 원료의 사용이 집중되고 있는 산업혁명 이후 이른바 검은 액체를 통한 미국인의 삶의 양식이 어떠한 특징을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역사가들의 빛나는 발굴도 확인 할 수 있을 것.
- 석유로 인하여 미국인들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하게 된 것도 흥미로운 주제일 것.
- 국외적으로는 미국인들은 그들이 만든 가공의 적들과 어떻게 싸워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석유라는 키워드로 보면 더 특별한 관찰이 가능하게 됨.
- 간단하게 말해서 석유를 통한 공부는 지나온 지난 100년간의 문화사의 지평과 생활사를 이해하는 남다른 경험.
- 지금까지는 단지 석유를 포섭한 정치사, 사회사, 경제사, 환경사, 과학사, 외교사, 군사사라는 다양한 지평으로 그 액체의 반향을 공부해옴.
- 그러나 이제 물질 역사학으로서 석유를 중심에 두고 인간이 그 물질에 적응하고 기생해온 역사를 조망할 필요가 있음.
- 새로운 유물사관의 부활이 필요한 부분.
- 이런 시각적 전도를 감행할 수 있다면 지난 100년간의 역사는 이 검은 액체가 언제나 오롯한 행위주체로 보여주는 역사 다름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 것.
- 다음 장에서는 다양한 변주와 정제를 통해서 석유가 역사의 무형·유형의 의지로서 불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함.
II. 회고: 연구사적 고찰
- 현대 사회는 충분한 에너지를 통해서만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거대한 기관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겨울에도 하루만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도시 아니 지구상의 모든 것은 셧다운 또는 블랙아웃이라는 용어로 정의되는 공포로 뒤덮일 것이다. 그러므로 각국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석유를 다룰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한 차원 더 나가 다면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서 석유의 가치와 그것을 통한 문화상의 변화까지도 탐구할 정도로 중요한 물질임을 인정받게 되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가 향유하는 일상을 만족시키는 많은 부분은 결국 몇 가지 에너지 자원에 대한 보장 없이는 지속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석유에 대한 지정학적 관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역사지평확대를 위해 석유를 다루고자 하는 역사학의 노력은 “2012”년을 상징적인 해로 기억하게 할 것이다. 사실 그 해가 있기 불과 몇 년 전에 퓰리처상을 거머쥐게 된 다니엘 예진이 자신의 저서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과 같이 석유는 한 국가의 “전략 전술적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었다는 주장과 같이 역사연구 또한 지정학적 차원에서 연구가 집중되어왔다. 그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2012년은 미국 석유 연구사에서 완전한 새로운 전환과 접근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22)
- 바로 그해 『미국역사학보』는 “석유와 미국역사”라는 제목으로 특집호를 발행하게 된다. 총 23편의 석유 관련 논문에서 당대 저명한 역사가들이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를 살피고,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당대 연구사를 총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험이 될 수 있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특집호를 구성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특정 “자원”을 가지고 특집호를 구성한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 시기를 전후한 제반사정과 당면가치가 이런 놀라운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23)추측할 수 있는 것은 특집호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당시 천정부지로 높아만 가는 석유 가격에 대한 공포가 미국의 역사학계에도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다시 1970년대의 오일쇼크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염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쁜 기억이 좋은 기억보다는 강박관념으로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사고에서 미국역사학계가 작업을 준비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많은 이유가 이와 같은 방식이고 이유일 것이다. 과거 그들이 경험한 석유쇼크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염려에서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좌표를 구한다는 역사학의 신화에 빠져 봄직한 조건이 형성되었던 것이다.24)이보다 더 결정적인 일이 있었다. 물론 석유와 연관한 일로 2010년 미국인들을 경악케 할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게 된 일이 발생하였다. 멕시코 만에서 BP라는 다국적 석유 기업이 운영하는 시추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일이다. 사고 이후 환경오염의 범위가 워낙 컸고 최종 시추공에서 뿜어나는 연료와 불꽃을 막는데도 오랜 기간이 소모되어 국민들이 석유와 석유기업에 대해서 느끼는 공포는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특히 이 경우는 시각적 충격이 매우 컸다.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안방까지 전해져 그 잔혹한 장면들은 머릿속을 유령처럼 배회하면서 국민들의 뇌세포를 흔들었다.25)여기에 특집호에서는 구체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얼마 전에 23) “Oil in American History-A Special Ussue,” Journal of American History, Vol. 99, No. 1, 2012, pp.1-255.24) Hakes, “Introduction,” p.19; Daniel Yergin, The Price: The Epic Quest for Oil, Money, and Power(New York: Simon & Schuster, 1991) 참조.25) Ibid.
- 석유와 미국역사가들의 기억전쟁 (I) 169끝난 이라크전쟁(2003-2011)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과연 이 전쟁이 독재자를 제거하고 화학무기를 생산하고 은폐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응에서만 일어난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실 이 전쟁은 석유라는 자원을 놓고 일어나는 지정학적 또는 지경학적 요인이 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라고 보고, 그런 차원에서 석유에 대한 역사적인 연구가 요청되었을 것이다.26)각설하고 우리를 놀라게 하는 점은 이 특집호에 참여한 대단한 면면이다. 석유에 관계하는 중요한 연구자들 거의 모두가 참여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는 하나의 주제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도 접근 가능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와 관계하여 다뤄왔던 전통적인 주제인 지정학, 정치경제학, 외교와 교류, 제국주의 관계학에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기업과 정부, 석유채굴과 기술, 환경 문제에까지 넓혀지고 있다. 전통적인 연구방법론이 계속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지평 확대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결국 석유를 통한 역사 공부가 여전히 마르지 않는 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27)사실 역사 연구에서 독창성은 다른 말로 하면 이 분야에서 선구자들이 이룩한 업적들을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유인 즉 신진 학자들의 새로운 지평의 논문들이란 결국 선배들의 연구 성과를 잘 이해하고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이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논문집에 실린 하나하나의 논문은 수많은 연구사의 축적과 비판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완결된 새로운 주장으로 정립되는 과정은 사실 이 분야의 사학사적 고찰의 비판적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역사적인 경로가 특집호의 수십 26) Ibid.27) “Preview,” June, 2012, The Journal of American History, p.18.
- 170 동국사학 70집(2021.04)편의 논문 각각에 오롯이 스며있기에 이들 논문들을 몇 가지 특징으로 구분하고 “회고”라는 이름으로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 역사가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다. 또는 역사가가 금도로 해야 할 환원론적 도식을 용인하게 되어버릴 것이다.그럼에도 이 특집호가 보여주는 분명한 특징들은 확연하게 눈에 띈다. 우선 석유를 놓고 일어나는 갈등과 대립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를 채집하고 생산하는 일을 담당한 거대기업군과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게 된 마을과 공동체간의 분쟁과 소란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연관해서 환경에 관련한 주제가 이 특집호에서는 눈에 띈다. 특히 앞에서 말한 이항 대립 구조도 바로 환경 차원에서의 관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멕시코 만 북부지역,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부지역을 쟁점으로 석유기업과 갈등을 분석하는 논문에서 이 특집호의 필자들은 석유 이권 세력보다는 지역, 환경과 생태학에서 그들의 관심을 논증으로 풀어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과할 정도로 말이다.28)이와 같은 경향성은 결국 역사가 크리스토프 셀러스가 “2010년 멕시코 만에서 일어난 최악의 해양 기름 유출 사고였던 BP사태를 계기로 이전 시대 특히 1960년대 이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 174 동국사학 70집(2021.04)수도 있다. 석유와 문화사를 접목하여 보다 한 차원 높은 방향에서 놀라운 접근을 보여주었던 경우는 특별히 시선을 사로잡게 된다.34)현대 문화의 많은 부분은 매일 우리가 향유하는 시각적 차원에서의 수용과 반응을 통한 격정이다.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안력(眼力)을 통해서 흡수하고 있을 뿐이다. 눈을 통해서 얻은 이미지 정보는 가장 선동적 정보이고 인상 깊게 뇌세포에 각인된다. 전파문화학자 맥루한의 예측이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시각적 매체들과 장치들은 세상의 이해와 이미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 전제를 인정하다면 텔레비전이 대중을 가로채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이다.35)특히 시각적 매체를 이용하여 인간이 상상하는 최대의 판타지를 만들어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석유와 유관한 인물들과, 특히 석유 기업의 이미지가 어떻게 경도되고 있는지는 역사가 머릴의 <달라스>의 분석을 통하여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한때 그 드라마를 보면서 어째 저런 “막장”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 텔레비전 시리즈물의 서사 방식에 역사가는 관심을 집중한다. 1980년대(1978-1981) 미국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 연속극은 미국인들이 그 이후 자주 사용하게 될 말을 만들었다. “유잉(J. R. Ewing) 저 나쁜 놈이 ... 바로 연속극(에서 본) 유잉석유회사 사장 말이야!” 비록 드라마 속에 있는 “허구”에 불과한 이야기들이지만 미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현실의 석유 회사들 또한 드라마의 인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악34) Lizabeth Cohen, A Consumers’s Republic: The Politics of Mass Con-sumption America(New York: Alfred A. Knopf, 2003); “Preview,” Ibid., p.18; Brain C. Black, “Oil for Living: Petroleum and American Conspicuous Consumption,” Ibid., pp.40-50; Myrna Santiago, “Culture Clash: Foreign Oil and Indigenous People in Northern Veracruz, Mexico, 1900-1921,” Ibid., pp.62-71.35) 마셜 맥루한 저, 박정규 역, 『미디어의 이해』, 커뮤니케이션북스, 1999 참조.
- 석유와 미국역사가들의 기억전쟁 (I) 175한으로 보였기 때문이다.36)비슷한 방식으로 역사가 로버트 립셋과 브리언 블랙은 그렇게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1980년의 개봉된 <포뮬러>에서 석유 재벌로 분한 말론 브란도를 관찰한다. 석유를 소재로 영화로 풀어내는 방식은 이미 <자이언츠, 1956>에서 텍사스의 광대한 땅과 유전을 배경으로 하는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처럼 제2차 대전 이후의 석유를 둘러싼 세계 여러 나라의 각축을 다루고 이와 함께 기업차원에서도 석유생산방식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거의 강박관념 차원의 집념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비록 미스터리라는 형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전후 에너지 정책의 지속을 유지하려고 하고, 여기에 석유 중심주의적 이해를 기획하고 있는 세력을 위대한 배우 말론 브랜드가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37)역사가 대런 도축은 석유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는데 탁월성을 보여주었다. 그가 특히 관심을 보인 부분은 “석유와 기독교”(petro-Christians)이다. 그는 미국 석유에서 나오는 돈줄이 종교, 정치적인 영역에 침투하여 기업의 진로와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선벨트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이런 관계망의 형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른바 “성산(聖産)결합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역사가 타일러 프리스트와 마이클 보슨은 멕시코만 연안에 소재하고 있는 36) Karen R. Merrill, “’Texas Mettopole: Oil, the American West, and U.S. Power in the Postwar Years,” Ibid., 197-207; Hakes, “Introduction,” p.21; Dallas, ex. prod. Philip Caprrice, Lorimar Productions(CBS, 1978-1991); Hakes, “Introduction,” p.22.37) Robert Lifset and Brain C. Black, “Imaging ‘the Devil’s Excrement’; Big Oil on Petroleum Cinema, 1940-2007,” Ibid., pp.135-144; The Formular, dir. John G. Avildsen(MGM, 1980); Hakes, “Introduction,” p.22.
- 176 동국사학 70집(2021.04)석유화학공장과 정유공장 내 노동조합운동을 분석하고 있다. 석유 문제와 노동조합을 연결하여 역사를 조망하는 새로운 접근은 미국노동사의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석유 기업에서의 노동 운동이 왜 강경노선으로 들어가게 되는지의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38)전통적인 방식의 석유와 미국제국 그리고 세계정책의 우위를 장악하는 경로는 여전히 역사가의 깊은 관심 분야이다. 이 분야에서는 아직도 파고 들어갈 광맥이 넘쳐흐르고 있다. BP이후 환경과 생태학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각종 문화사적 연구가 백가쟁명이 되었다. 비록 그런 지평확대가 시선을 모으고 있지만, 지정학, 지경학적 접근이 석유연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부단히 이 부분은 시선을 끌고 있다. 새롭게 공개되는 기업과 정부문서가 또한 연구를 자극하고 있다.39)앞에서도 언급한 역사가 타일러 프리스트는 미국이 세계 석유를 지배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세계 최고의 제국”(supreme global power)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는 이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미국은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와 전략적 차원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역사가가 이 나라의 승기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토비 크래커 존슨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역사가는 “미국은 세계시장에 석유가 원만하게 흐를 수 있도록 위해” 필요하다면 “기꺼이 무력과 폭력까지도 사용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결론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38) Darren Dochuk, “Blessed by Oil, Cursed with Crude: God and Black Gold in the American Southwest,” Ibid., pp.51-61; Tyler Priest and Michael Bot-son, “Bucking the Odds: Organized Labor in the Gulf Coast Oil Refining,” Ibid., pp.99, 100-110; Hakes, “Introduction,” p.22.39) 이 부분의 엄청난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주 22번의 참고문헌 목록을 참조.
- 석유와 미국역사가들의 기억전쟁 (I) 177그가 강조하는 것은 석유를 통한 지정학적 전략으로 실행한 미국의 외교와 대의명분이 이 나라의 “힘을 상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접근이며 비록 결론도 일탈적이지만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방증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40)역사가 데이비드 페인터도 이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어 보인다. 물론 그의 주장은 미국과 석유를 둘러싼 과거 역사를 이해하는데서 그러했다. 워낙 석유 관련 역사학에서 자주 눈에 띄는 역사가라 그이의 말 한마디가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다. 미국석유 연구사에서는 자신만의 성좌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그런 그의 말 하나는 이 분야의 정론이 된다. 결국 그도 석유를 통한 세계의 조절과 통제 정책이 미국의 진로를 위한 좋은 길이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게다가 미래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회의를 담고 있다. “21세기 초에 오면 석유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의존과 관심이 이제 “경제와 전략적인 차원에서 부채”로서 작동하게 될 것이고 특히나 “환경 문제”에서 보아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대가다운 식견을 보여주고 있다.41)역사가 케언 클라이만은 기업사적인 시각에서 미국의 석유 관계의 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역사가는 미국 석유업자들의 기업 윤리의 부재를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석유관계 기업이 다른 부분의 기업에 비하여 한층 더 그렇다고 말한다. 특히 아프리카에 진출한 미국 석유 기업의 예를 들어서 윤리적인 부족과 거래 과정에서 보여주는 “비상식의 상식”을 지적하고 결국 그 과정에서 “석유가 만든 저주”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수순을 40) Tyler Priest. “The Dilemmas of Oil Empire,” Ibid., p.236; Toby Craig Jones, “America, Oil, and War in the Middles East,” Ibid., pp.208-218; Hakes, “In-troduction,” p.21.41) David S. Painter, “Oil and the American Century,” Ibid., pp.24-29; Hakes, “Introduction,” p.21.
- 178 동국사학 70집(2021.04)지적하고 있다.4
III. 결론
- 지금까지 빅 히스토리와 물질 인문학의 관점에서 왜 우리가 석유라는 자원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시론 성격의 견해를 제시했음.
-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미국 역사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석유를 통한 역사 탐구 방식과 내용에 대한 간단한 정리와 이해도 준비함.
- 지금까지 석유를 부여잡고 이루어진 역사학의 성과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 모두를 이해하고 정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 그러나 이 글에서 소개한 부분만 보더라도 그 지평확대에서 보이는 역사학의 수고는 대단하다.
- 특히 석유와 다양한 역사학의 하위주제들을 연결하여 새롭게 변주하는 화음에서 우리의 시선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 시간과 공간을 확대하여 “빅 히스토리”로 조망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역사가들의 노정은 위대했다.
- 특집호에서 보았듯이 멕시코와 캐나다, 이어서 나이지리아까지도 석유라는 단일 주제 하에 연결시킬 수 있었다. 그런 “글로벌 역사”를 통해서 미국의 석유 자원 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란과 충격을 보다 큰 그림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 특히 미국석유자원의 개발의 역사에서 멕시코 만의 경우가 바로 그런 차원의 분석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연구를 통해서 석유가 얼마나 중요한 한 시대의 역사적 물질이요, 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인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뿐만이 아니다. 기독교복음주의와 석유를 연결해서 보는 문화사적 접근에서는 석유가 가진 이권과 그 자장이 현실 표층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그 숨겨진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그 밖에도 석유와 도시의 팽창, 석유와 노동조합문제, 석유와 유류세금문제에서도 신선한 접근이 나타나고 있다.
- 특히 인상 깊은 접근은 인쇄물에서부터 텔레비전, 영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대중 미디어에서 석유관계의 기업과 인물들의 전형적인 이미지 만들기 작업이다.
- 이런 경과로 우리는 상상의 인문역사학, 인문지리학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위대한 역사학의 지평 개척과 변주가 가져온 놀라운 결과물이다.
- 그러나 그들의 화려한 변주와 열정을 통하여 미래 환경과 생태학적 중심으로의 가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 더 노골적으로 그런 방식으로 주제와 연구방법을 조정하는 것으로 석유세계를 극복할 수 있기나 할 것인가?
-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탈석유시대를 기대하고 예고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접근에도 석유를 둘러싼 지정학 또는 지경학적 연구가 여전히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더욱이 지금 결론을 쓰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석유패권을 놓고 강대국들은 여전히 각축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 지금 현실이 이러할 진데 지난 100년간의 석유역사는 불 보듯 뻔한 것이 아닌가? 다음 기회에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필자 스스로의 해답을 준비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