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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진실 ① 공장식 축산의 민낯

육식의 진실 ① 공장식 축산의 민낯 - 교육신문

지난 2019~2020년,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Cannes)에서 황금 종려상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이전에도, 영화 <옥자>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옥자>는 미란도 그룹이 이익을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슈퍼 돼지를 만들고 슈퍼 돼지 생산 계획에 따라 전 세계 26개국 축산 농가에 제공한 돼지 26마리를 되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그저 흥미진진한 대중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공장식 축산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도 이를 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지금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듯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을 하나의 제품처럼 생산 과정의 일부로 만듭니다. 육식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것(공장식 축산)은 인류에게 새롭게 생겨난 현상이며, 돈을 위한 것입니다. 되짚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화두를) 던져봤습니다. 그저 동물도 우리처럼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피로와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왜 공장식 축산을 비판했을까? 공장식 축산의 실상, 육식의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채식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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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동물을 사랑한다고 여긴다. 동물은 지구에 더불어 사는 생명체로 여기고, 우리 삶과 집,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가족으로 맞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묘사에는 고려되지 않는 동물들이 있다. 우리는 이 동물들을 '가축'이라고 부른다. 이해를 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얼굴 없는 '제품', 반려동물을 위한 동물보호법에서 예외로 치는 동물들. 이 동물들의 고통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며 이들의 가치는 인간에게 유용한지에 의해 결정된다. 동물들은 어떻게 제품으로써 생산되는가? 다큐멘터리 1)은 이 과정에 주목한다.

| 돼지

식용 돼지의 삶은 좁은 분만 틀에서 시작된다.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고안된 틀로 어미 돼지는 움직일 수 없으며, 새끼는 사산돈 혹은 미라가 되어 발견되기도 한다. 태어난 새끼의 10~18%가 이유기에 이르지 못하고 사망하며 질병이나 굶주림, 탈수로 죽거나 틀에 갇힌 어미에 깔려 죽기도 한다. 함께 태어난 가장 작은 새끼도 경제적 가치가 낮아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며칠을 버틴 새끼 돼지들은 진통제 투여 없이 꼬리와 이빨을 잘린다. 귀를 일부 자르거나 인식표를 붙여 식별하기 편하게 하고, 생후 3~5주에 이르면 어미로부터 분리된다. 그리고 다섯 달 뒤 도살된다.

돼지는 대부분 자연 교미가 아니라 인공 수정을 하는데 이는 씨돼지 한 마리로 30~40마리의 암퇘지를 수태(受胎)2)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돼지 황새’라고 알려진 도관을 통해 암퇘지에 정액을 주입하고 두 돼지는 분리되어 출산까지 16주를 보낸다. 번식용 암컷도 개별 케이지에 갇혀 분만 틀에서처럼 앞뒤로 한두 걸음 움직일 수 있을 뿐이고 돌아설 수 없다. 암퇘지를 5일까지 가둬두는 것은 합법이며 실제로 임신한 암컷을 최대 4주까지 가둘 수 있다.

돼지도 먹고 자는 곳에서 용변을 보고 싶진 않을 것이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 동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에 따르면 돼지의 아이큐는 70~80 정도로, 60인 진돗개의 아이큐를 넘으며, 일정한 장소에서만 배설할 정도로 위생적이다. 그러나 좁은 우리에 갇혀 스트레스가 많아진 돼지들은 공격적 성향을 띤다. 배수로에서 떨어진 돼지들은 배설물 속에서 아사하거나 질식사한다.

출산 일주일 전에 암컷들은 분만 틀 축사로 옮겨져 4~6주 동안 머물게 된다. 움직일 수 없기에 근육이 약해져 일어서거나 누울 수도 없게 되는데 딱딱한 바닥에 있다 보니 욕창이 나고 장기 탈출증 또는 반복된 분만과 더러운 환경에 감염된다. 부분 마비에도 걸려 바로 앞에 있는 사료도 먹지 못한다. 암컷은 이 과정을 2년에 걸쳐 네 차례 거치고 도살된다. 돼지는 10~12년 동안 살 수 있지만 생후 5~6개월 만에 도살된다.

호주에서 가장 흔한 도살 방식은 대규모 도축장에서 가장 인도적이고 효율적 방식이라고 여기는 이산화탄소 질식법이다. 순환형 케이지에 갇힌 두세 마리 돼지가 동시에 고농도 가스에 노출되고 눈과 콧구멍, 부비강, 인후와 허파가 타면서 질식한다. 저농도 이산화탄소가 고통과 스트레스를 덜어 주지만 정신을 잃게 하는 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적합하지 않다. 일부 돼지는 아직 의식이 있고, 다시 전기 충격을 받게 된다. 가스실 반대편으로 돼지가 나오면 목을 잘라 피를 빼낸다.

소규모 도축장에서 실시하는 감전 실신법은 실패 확률이 더 높아 돼지는 고통을 온전히 느끼거나 피를 흘릴 때 의식이 들기도 한다. 또한 가축 총은 암퇘지처럼 큰 경우엔 효과가 많이 떨어져 피를 빼낸 돼지는 뜨거운 물에 담그는데 이때 질식하여 사망하기도 한다. 부산물인 가죽, 뼈, 발굽, 내장, 지방은 처리 공장에 보내져 “라드3)"로 가공되어 식품, 비누, 윤활제, 바이오 연료 등에 사용하거나 젤라틴 등으로 만들어 식품에도 들어간다. 돼지의 배설량은 성인의 약 8~10배라 환경 오염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가난한 지역에 있는 도축장은 부패하여 팽창된 돼지의 사체를 갈아 다시 돼지 사료로 먹인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의 주인공으로 돼지를 선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린 돼지를 보면 항정살, 삼겹살, 목살 등 어느 부위를 어떻게 먹을까에 대해서만 떠올립니다. 돼지 입장에선 비극이 아닐 수 없지요. 사실 돼지란 동물은 섬세하고 똑똑합니다. 아마 자신을 식품으로 보는 것에 대해 억울할 겁니다. 음식으로만 보는 우리와 달리 해외에서는 돼지를 애완동물로도 키웁니다. 껴안고 자기도 합니다. 애완동물과 식품, 이 이중적인 슬픈 운명을 보여주기엔 돼지만큼 좋은 동물이 없었습니다."

산란계 닭

병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다. 유전자 조작으로 수컷과 암컷의 색깔을 다르게 만들어 구별하기 쉽게 하고 수컷 병아리는 ‘펄프 제조기’라는 분쇄기로 보내진다. 이는 합법이며 ‘영국 왕실 동물 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인도적 방법이다. 소규모 부화장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쓰거나 비닐봉지에 넣어 질식시킨다.

살아남은 암컷 병아리는 비좁은 케이지에서 서로 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맨정신으로 부리를 잘리고 케이지에 갇힌다. 케이지 하나당 4~20마리가 들어가 한 마리가 A4 용지 하나보다 작은 공간을 차지하며 날개를 펴지 못하고 본능은 제한된다. 암탉은 거의 매일 산란하며 연간 최대 330개의 알을 낳습니다. 야생 닭은 10~15개를 산란한다.

나이가 들면 열악한 환경과 과도한 산란의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어 깃털이 점차 빠지고 더 이상 알을 낳을 수 없게 되면 전기가 흐르는 수조로 내려가 감전된 뒤 자동식 칼날에 목이 베인다. 하지만 머리를 들어 수조에 닿지 않으면 다음 과정인 열탕에서 결국 익사하고 만다. 도살된 암탉들은 대부분 저품질 닭고기 식품이 된다. 잘게 다져진 형태의 제품이나 반려동물 간식으로 만들어지거나 축산 동물의 먹이로 쓰이기도 한다.

비육용 닭

비육용4) 닭은 산란계보다 몸집이 크고 유전자 조작을 거쳐 빠르게 자란다. 암컷과 수컷 모두 사육되지만 산란계 닭과 마찬가지로 ‘펄프 제조기’가 있으며 약하거나 기형인 닭들은 가스실에서 죽임을 당한다. 생후 1주, 생후 2주, 생후 3주… 닭들이 자라며 축사 공간은 급속히 비좁아지고 배설물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빈번하게 죽음이 일어나고, 축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체를 쌓아 비료로 만든다.

선별 번식, 공간 과밀에 따른 운동 부족, 인공조명, 사료 흡수를 돕는 항생제 사용으로 도살 체중 3kg에 이르는 데는 자연적으로는 96일이 걸리지만 축사 공간에서는 35일이면 충분하다. 닭은 급격한 신체 부담을 견디지 못하기에 골격과 심장, 신진대사의 질환이 빈번하고 도축장까지 가는 90%의 닭은 잘 걷지 못하며 배설물로 암모니아 농도가 상승해 피부가 상하고, 호흡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는 ‘영국 왕립 동물 학대방지협회 인증 양계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비육용 닭은 산란계 닭과 동일한 방법으로 도살된다.

낙농업계 소

낙농장에서는 매년 강제 수태를 통해 우유를 생산한다. 자연적 교미보다는 인공 수정을 통해 수태하기 때문에 일꾼은 암소의 항문에 팔을 집어넣어 수소의 정액을 주입한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몇 시간 만에 데려가 어미는 밤낮으로 울어대고 며칠, 몇 주 동안 슬퍼한다. ‘바비 송아지’라고 불리는 새끼 수컷은 낙농장에서 쓸모가 없기에 도살된다.

암송아지는 임신하게 되면 착유 당한다. 암소는 하루 두세 번 대형 축유기에 들어가 착유를 당하는데, 자연환경에서는 최대 20년을 살 수 있지만 낙농장에서는 4~8년밖에 살지 못한다. 일부는 계속된 임신과 자연적 산유량의 10배를 생산하면서 나중엔 서 있기조차 힘들어하는 ‘다우너’가 된다. ‘다우너’는 낙농업자가 과도하게 착유하여 칼슘이 결핍돼 기립 불능 장애를 일으키는 소를 말한다. 다치거나 산유량을 채우지 못하는 소는 도축장으로 보내진다.

비육용 소

비육용 송아지는 마취제 없이 자라는 뿔이 잘리거나, 인두로 낙인을 찍히고, 칼로 자르거나 거세를 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다 자란 소는 도축 당하는데, 기절 방에서 옆 방의 소가 도축 당하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임신한 암소를 도살하는 경우 태아의 혈액인 우아 혈청, 우태 혈청은 제약업계에서 가치가 있기에 1리터에 600달러를 받는다. 암소와 수송아지의 가죽은 무두질 공장에서 가죽으로 가공되며 대부분 해외로 수출된다. 때로는 고기보다 경제적 가치가 커서 고기보다는 가죽 때문에 도살되는 동물들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을 시청하며 인도는 힌두교가 지배적이니, 의도치 않게 비윤리적 공장식 축산에 가담하지 않게 된다고 생각했다. 인도의 29개 주 중 24개 주에서 소 도축은 불법이다. 그러나 합법적 도살을 위해 나머지 5개 주로 운반하거나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까지 이동한다고 한다. 대부분 걸어서 이동하는데 발바닥에 편자를 달고 코에 줄을 팽팽히 맨다. 수천, 수만 킬로미터를 걸어야 하기에 지쳐서 쓰러지면 코에 매단 줄을 당기거나 꼬리를 부러트리기도 하며 때리거나 고춧가루를 눈에 비비기도 한다. 도축장까지 간 소들은 기절도 없이 도살당한다.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기도 한다. 가죽을 담그는 유독성 화학물질은 암이나 만성 피부 질환을 야기하는데 종종 아이들이 동원된다. 육식은 인권 문제까지 얽혀있다.

봉준호 감독은 도축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피와 배설물, 뼈가 뒤섞인 도축장의 냄새, 뉴욕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그 냄새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 옥자의 후반부가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더 무섭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보통 공장은 조립을 하는데, 도축장에선 이미 완성된 생명체를 하나하나 분해합니다. 영화는 (현실보다) 부드럽게 표현한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생명'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동물’은 자본주의·생명·환경 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의 산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믿으며,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도 여전히 고기와 유제품을 소비할 것이다.

작가 강남규는 저서 『지금은 없는 시민』에서 '시스템주의자'와 '의인'에 관해 이야기한다. 시스템주의자는 "어떤 위기 상황을 극복할 책임은 시스템에 있으니, 자신에겐 뭘 요구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사람이다. 그 반대편에 있는 의인은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누구보다 앞서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의인의 이야기를 전해 듣길 좋아하는 동시에 시스템주의자처럼 말하길 좋아한다고 강남규는 통찰한다. 그가 주목하는 건 시스템주의자와 의인 사이의 시민들이다.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공백의 영역에 시민들이 자리한다. 의인처럼 해낼 여유가 없는 시민들도 문제적인 시스템을 바꾸는 일에 동참할 수는 있다. 선의를 모으고 책임을 나누고 서로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서로에게 좋은 변화의 계기가 되는 시민의 존재와 그들 사이의 연쇄 작용을 희망한다.5)

1) 지배(권). 다큐멘터리는 유투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QRAfJyEsko&rco=1)
2) 아이를 뱀. 또는 새끼를 뱀
3) 돼지의 비계를 식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제한 반고체의 기름
4) 소, 돼지, 닭 등 식용으로 이용할 가축을 살찌게 키우는 일
5) 이슬아(2023), 날씨와 얼굴, 위고, 17~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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