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지순至高至純

This Is Ethics · 6장

주관주의, 상대주의, 신명론 (Subjectivism, Relativism, and Divine Commands)

주관주의, 상대주의, 신명론 (Subjectivism, Relativism, and Divine Commands) 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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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si Suikkanen, This Is Ethics: An Introduction (Wiley-Blackwell, 2015) 3부 「메타윤리학(Metaethics)」 · 책 쪽수 pp. 141–166 ※ 쪽수는 책에 인쇄된 쪽수예요. PDF 뷰어에서도 같은 번호로 보여요.


한눈에 보기 · Overview

6장부터는 규범윤리학(무엇이 옳은가)에서 메타윤리학(도덕적 말과 생각, 도덕적 진리란 대체 무엇인가)으로 넘어간다. 도덕을 법처럼 이해하면, 누군가가 만들어야 옳고 그름이 생긴다는 주의주의(voluntarism)에 이른다. 이 장은 그 '누군가'를 차례로 바꿔 본다: 나 개인(주관주의), 내 사회(상대주의), 신(신명론). 주관주의와 상대주의는 도덕 경험, 오류 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도덕적 불일치를 설명하지 못한다. 신명론은 애덤스식으로 다듬으면 불일치 문제를 피하고 도덕적 앎과 규범성을 설명하지만, 에우튀프론 딜레마의 어느 쪽 뿔을 잡아도 곤란해진다.

6장 구조도


0. 도입: 규범윤리학에서 메타윤리학으로 · Introduction: From normative ethics to metaethics (pp. 141–143)

메타윤리학이란? · What is metaethics? (pp. 141–142)

  • 앞의 세 장(규범윤리학)의 질문: 어떤 행위가 옳은가? 무엇이 옳게 만드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 모두 옳고 그름에 대한 진리가 있다고 가정했다.
  • 그런데 많은 사람에게 도덕적 진리라는 생각 자체가 수수께끼다. → 메타윤리학으로 이동
  • 규범윤리학은 일상의 도덕 논쟁(친구에게 거짓말해도 되나, 탈세는 그른가, 낙태는 허용되나)을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메타윤리학은 한 단계 위에서 그 논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묻는다.
메타윤리학의 질문
도덕적 단어는 무엇을 뜻하는가?
도덕적 진술은 객관적으로 참일 수 있는가?
도덕적 속성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심리적으로 볼 때 도덕 판단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많은 사람은 처음 이 질문을 접하면 깊은 회의를 품고, 객관적 도덕 진리라는 생각을 의심하며 더 현실적인(down-to-earth) 설명을 찾는다.

법의 모델과 주의주의 · The model of law and voluntarism (pp. 142–143)

  • 도덕을 법의 모델로 이해하는 건 자연스럽다(앤스콤). 그른 행위는 법에 어긋나는 행위와 조금 닮았다. 둘 다 우리 행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 물론 합법이지만 도덕적으로 그른 것(배우자를 속이는 것)도 있고, 불법이지만 옳은 것도 있다.
  • 법은 누군가가 만들어야 존재한다.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야 무엇이 허용·금지되는지 정해진다(하트).
  • 이 유비를 따르면, 행위도 그냥 옳거나 그른 게 아니라 누군가가 그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르다. → 도덕 기준은 어떤 행위자(들)의 자발적 행위로 창조된다. = 주의주의
  • 이 장의 세 이론 = 주의주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세 가지 방식
이론 도덕 기준을 만드는 자
주관주의 (subjectivism) 내가 개인으로서 승인/불승인하는 것
상대주의 (relativism) 내 사회가 받아들이고 금지하는 것
신명론 (divine command theory) 신의 명령

1. 주관주의 · Subjectivism (pp. 143–146)

  • "그건 다 의견 문제야!"라는 반사적 반응을 제대로 된 메타윤리 이론으로 발전시킨 것. 다만 일관되게 만들기 어렵다.
  • 주관주의는 도덕적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이론이다. 오늘날 진지한 옹호자는 거의 없다(예외: 드라이어).
  • 홉스: 사람은 자기가 욕구하는 대상을 '좋다', 미워하는 대상을 '나쁘다'고 부른다. 이 말들은 언제나 쓰는 사람과 관련해서 쓰이며, 단적으로·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없다.
  • 핵심 주장
    • "이 행위는 옳다/좋다" = 나는 이 행위를 승인한다
    • "이 행위는 그르다" = 나는 이 행위를 불승인한다
    • → 도덕적 주장은 내 태도를 보고(report)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그 행위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기술하는 것.
  • 비유: '맛없다/맛있다' — "대황은 맛없고 라즈베리는 맛있다" = 나는 라즈베리는 좋아하고 대황은 싫어한다. 도덕적 단어도 정확히 이렇게 설명된다.

(1) 주관주의의 장점 · Advantages of subjectivism (p. 144)

장점 내용
① 도덕은 의견 문제 많은 사람이 원래 믿는 바와 맞는다
② 도덕적 성질이 신비롭지 않다 옳은지 알려면 내가 무엇을 승인하는지만 알면 된다. 진화심리학 같은 과학이 왜 그걸 승인하는지 밝혀 줄 수도 있다
③ 진리 조건을 준다 "물고문(waterboarding)은 그르다"는 내가 물고문에 반대할 때, 그리고 그때만 참
④ 도덕 판단의 실천적 성격 설명 사람들이 옳다/그르다고 말하는 것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맞아떨어진다. 샘(Sam)이 "고기 먹기는 그르다"고 할 때 이는 그가 고기 먹기를 불승인한다는 뜻이므로, 그가 고기를 먹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설명된다 (→ 8장)

(2) 주관주의에 대한 반론 · Objections to subjectivism (pp. 144–146)

반론 1: 도덕 경험에 맞지 않는다 · Objection 1: Experience (p. 145)

  • 우리는 자주 먼저 어떤 행위가 그르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다음에 그것을 불승인하게 된다.
  • 예: 많은 사람이 밍크가 좁은 우리에서 얼마나 고통받는지 알기 전엔 모피 코트를 좋아한다. 알고 나서 모피가 도덕적으로 문제라고 결론 내리고, 그 때문에 부정적 태도를 갖게 된다.
  • 주관주의에선 순서가 반대다. 늘 먼저 불승인하고, 그다음에 '그르다'고 부를 수 있다. → 그르다고 생각해서 불승인하게 되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반론 2: 도덕적으로 오류 불가능해진다 · Objection 2: Infallibility (p. 145) — 레이첼스, 셰이퍼-랜도

  • 우리는 도덕적으로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고, 때로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눈멀어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 판단이 정말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예: 동물 복제는 옳은가 그른가? 윤리적 쟁점이 너무 많아 확신하기 어렵다.
  • 주관주의에 따르면 무엇이 그른지 아는 건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아는 것만큼 쉽다. → 틀릴 수도, 답을 찾느라 애쓸 수도 없다. 실제 경험과 다르다.

반론 3: 불일치를 설명하지 못한다 · Objection 3: Disagreement (pp. 145–146) — 무어(Moore, 1922)

  • 나와 벤(Ben)이 테러 용의자에게 물고문을 해도 되는지 논쟁한다. 나: "그르다" / 벤: "그르지 않다". 직관적으로 우리는 의견이 다르다.
내 말 벤의 말
겉보기 물고문은 그르다 물고문은 그르지 않다
주관주의 분석 나는 물고문을 불승인한다 나(벤)는 물고문에 찬성한다
결과 벤도 내 말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다 나도 벤의 말을 인정할 수 있다
  • → 주관주의에선 불일치가 없다. 겉보기의 모든 도덕적 불일치는 각자 자기 태도를 말하며 서로 엇갈려 말하는(talking past) 것이 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상대주의 · Relativism (pp. 146–151)

  • 주관주의의 문제를 피하려는 시도(하먼, 라폴렛): 옳고 그름을 말할 때 나는 개인 선호가 아니라 내 사회의 도덕 규범(moral code)이 무엇을 허용·금지하는지를 말한다.
  • 도덕 규범 = 처방(prescription)들의 집합. 예: "거짓말하지 마라!", "훔치지 마라!", "진실을 말하라!", "자기 목숨을 구할 유일한 방법이 아니면 죽이지 마라!"
    • 한 사회의 도덕 규범 = 그 사회 대부분의 사람이 받아들이는 처방들. 사람들의 행동과 칭찬·비판에 영향을 준다.
  • 상대주의도 도덕적 단어의 의미 이론이다. 두 가지 버전:
버전 "X는 그르다"의 뜻 기준이 되는 사회
평가자 상대주의 (appraisal relativism) 말하는 사람의 사회가 X를 금지한다 화자의 사회
행위자 상대주의 (agent relativism) "나타샤가 사기 치는 건 그르다" = 나타샤의 사회 규범이 사기를 금지한다 평가받는 행위자의 사회
  • 이 장은 주로 평가자 상대주의를 다룬다(가끔 행위자 상대주의도 언급).

숨은 매개변수 · The hidden parameter (p. 147) — 보고시언

  • "거짓말은 그르다" 같은 문장은 불완전한 표현이다. 맥락이 이를 완성한다.
    • 실제 뜻: "거짓말은 F에 상대적으로 그르다." (F = 화자 사회의 도덕 규범, 문장에 드러나지 않는 숨은 매개변수)
  • 왜 필요한가? 매개변수가 없으면, 거짓말을 허용하는 사회와 금지하는 사회가 하나씩만 있어도 "거짓말은 그르다"와 "거짓말은 그르지 않다"가 둘 다 참 → 모순
  • 예
    • 미국인 빌의 "거짓말은 그르다" = 거짓말은 미국 도덕 규범에 상대적으로 그르다.
    • 독일인 한스의 "거짓말은 그르다" = 거짓말은 독일 도덕 규범에 상대적으로 그르다.
  • → 규범 A에 상대적으로 그르고 규범 B에 상대적으로 그르지 않은 건 모순이 아니다.

(1) 상대주의의 장점 · Advantages of relativism (pp. 148–149)

장점 내용
① 과학적으로 탐구 가능 사회가 어떤 규범을 받아들이는지 경험적으로 조사하고, 진화심리학으로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다
② 진리 조건 + 동기 설명 "훔치는 건 그르다"는 내 사회가 금지할 때 참. 나도 대개 내 사회 기준을 받아들이므로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하고 싶어 한다
③ 도덕 경험에 맞음 (주관주의 반론 1 해결) 또래 압력으로 남의 태도를 공유하게 된다. 모두가 반대하니 나도 고기 먹기를 불승인하게 되는 건 놀랍지 않다
④ 오류 가능성 설명 (반론 2 해결) 내 사회가 무엇을 허용하는지 늘 알기 쉽지 않다. 예: 여러 사람과 동시에 관계 맺는 것은 그른가? → 사회 기준이 그걸 금지하는지는 틀리기도 쉽고 알아내기도 어렵다
⑤ 불일치 설명 (반론 3 해결) 나와 벤은 우리 사회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두고 다툰다
⑥ 관용의 근거 기술적 문화 상대주의(사회마다 도덕 규범이 다르다는 과학적 관찰, 베네딕트): 어떤 사회는 팁을 주고, 어떤 사회는 팁을 모욕으로 여긴다. → 팁이 우리 사회에선 옳지만 스웨덴에선 그를 수 있다고 인정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상대주의가 다른 문화를 관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
  • 그런데도 메타윤리학자 중 이런 의미의 상대주의자는 놀랍게도 적다.

(2) 상대주의의 문제 · Problems of relativism (pp. 149–151)

문제 1: 불일치 (다른 사회 사이) · Problem 1: Disagreement (p. 149) — 셰이퍼-랜도

  • 같은 사회 구성원끼리의 불일치는 설명된다. 그러나 다른 사회 사람끼리는?
  • 아일랜드인 로신: "낙태는 그르다." / 스웨덴인 안나: "아니, 아무 문제 없다."
    • 둘은 분명히 의견이 다르다.
    • 상대주의에선 로신은 아일랜드에서 받아들여지는 것, 안나는 스웨덴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말한다. → 다른 주제를 말하므로 불일치가 사라진다. 안나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낙태에 반대한다고 인정할 수 있고, 로신도 스웨덴 사람들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수 있다.
  • 그러나 우리는 다른 문화 사람들과도 도덕적으로 다툴 수 있다. 예: 많은 사회에서 행해지는 여성 할례에 강하게 반대한다.

문제 2: 도덕적 오류 가능성 (증거의 문제) · Problem 2: Moral fallibility (p. 150)

  • 상대주의에선 "자선을 해야 하나?"에 답하는 유일한 방법이 내 사회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다.
  • 직관에 어긋난다. 실제로 중요한 건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도움이 필요한지, 자선 단체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내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다.
  • → 남들의 생각이 언제나 옳고 그름의 최선의 증거가 된다는 그럴듯하지 않은 귀결

문제 3: 관용 · Problem 3: Tolerance (p. 150) — 포이먼, 셰이퍼-랜도

  1. "다른 문화 사람들에게 나처럼 살라고 강요하는 건 그르다"도 도덕적 주장이다.
  2. 상대주의에 따르면 이 말은 "내 사회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강요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3. 그런데 관용적이지 않은 사회도 있다. 그 구성원들은 남에게 자기 방식을 강요해도 된다고 믿는다.
  4. 그런 사회의 구성원이 "강요는 그르다"고 말하면, 상대주의에선 틀린 말이 된다.
  5. ∴ 상대주의는 관용을 옹호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 행위자 상대주의에도 적용된다: 다른 문화를 관용하지 못하는 외국 사회를 만나도, 각자의 행위는 자기 사회 기준으로 재야 하므로 그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는 것이 된다.

문제 4: 다문화 · Problem 4: Multiculturalism (p. 151) — 셰이퍼-랜도 /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문제

  • 많은 사람은 여러 사회에 동시에 속한다. 저자는 핀란드에서 28년, 영국에서 10년을 살았다.
  • 저자가 "사우나는 늘 알몸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면?
    • 핀란드인은 모두 알몸으로 간다 → 핀란드 사회 구성원이라면 참
    • 영국인은 절대 그러지 않고 이 전통에 경악한다 → 영국 사회 구성원이라면 거짓
    • 둘 다에 속한다면 → 참이면서 거짓, 노골적인 모순
  • 피하려면 저자가 '진짜로' 어느 사회에 속하는지 정해야 하는데, 자의적이지 않은 방법이 없어 보인다.

3. 신명론 · Divine Command Theory (pp. 151–155)

  • 개인도 사회도 도덕 기준을 정할 수 없다면, 그래도 누군가가 정해야 한다면 → 초자연적 원천을 찾게 된다.
  • 역사적으로 인기 있던 견해: 행위가 옳고 그른 건 신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적 형태: 애덤스, 위렝가, 퀸)
  • 신 = 전능, 전지, 사랑이 넘치고 완벽하게 선한 우주의 창조자 (주요 유일신 종교의 묘사와 대략 일치)
  • 이 장은 신이 존재하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신이 존재한다고 전제할 때 신이 도덕 기준의 원천일 수 있는지만 본다.

(1) 의미 이론으로서의 신명론 · Divine command theory and moral words (pp. 151–153)

버전 1: 모든 사람에 대한 의미 이론 · Version 1: What everyone means by moral words (pp. 151–152)

  • "거짓말은 그르다" = 신은 우리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 문제: 신을 믿지 않는 사람, 여러 신을 믿는 사람이 '그르다'고 할 때 신의 명령을 말하고 있을 리 없다. 그렇다고 보면 그들은 심각한 개념적 혼란에 빠져 있는 셈이다(믿지도 않는 신의 명령을 계속 말하고 있으니).

버전 2: 신자에 대한 의미 이론만 · Version 2: What religious people mean (pp. 152–153)

  • 신자가 "일요일엔 쉬는 게 옳다"고 할 때 = 신이 일요일에 쉬라고 명령한다. 다른 사람들의 의미는 따로 설명한다.
  • 애덤스의 비판
    • 무신론자와 다신론자가 무슨 뜻으로 말하는지도 똑같이 알고 싶다.
    • 더 심각한 문제: 다시 불일치를 설명할 수 없다.
가톨릭 신자 마거릿 무신론자 제임스
말 "혼전 성관계는 그르다." "아니, 그르지 않다."
버전 2의 분석 신이 혼전 성관계를 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신을 믿지 않으므로) 신의 명령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대해 말함
결과 "날씨가 좋네." / "아니, 차가 막혀." 같은 대화가 된다 → 서로 다른 것을 말하므로 불일치 없음
  • 불일치가 있으려면 내 입의 단어가 남에게도 같은 뜻이어야 한다. 그런데 둘 사이엔 실제로 불일치가 있다. → 신명론은 신자들의 도덕적 단어의 의미 이론일 수 없다.

(2) 도덕 속성 이론으로서의 신명론 · Divine command theory and moral properties (pp. 153–154) — 애덤스

  • 가장 관대한 해석: 신명론은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도덕 속성의 본성에 대한 이론이다. '옳다'가 무슨 뜻인지가 아니라, 행위가 옳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형이상학적 질문.
  • 애덤스의 개선판
    • 행위가 옳다는 것 = 그것이 신이 하라고 명령한 행위라는 것
    • 행위가 그르다는 것 = 그것이 신의 명령에 어긋난다는 것
  • 의미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다.
    • 신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기독교인, 무슬림, 다신론자 모두 '옳다', '그르다'를 같은 뜻으로 쓴다: '그르다' = 하지 말아야 하고, 하면 비난받아야 한다.
    • → 모두 같은 주제를 말하므로 진짜 불일치가 가능하다.
    • 이 뜻으로 '그르다'를 쓰면 행위의 어떤 속성을 가리키게 되는데, 신명론은 그 속성이 바로 신이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 왜 그른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하고 하면 비난받는지도 설명된다.
  • 무신론자도 개념적으로 혼란에 빠진 게 아니다. 어떤 행위가 왜 옳고 그른지에 대해 틀린 믿음을 가졌을 뿐이며, 이는 다른 많은 것에 대해 틀린 믿음을 갖는 것보다 나쁠 게 없다.

(3) 신명론의 장점 · Advantages of divine command theory (pp. 154–155)

장점 1: 도덕적 앎을 설명한다 · Explaining moral knowledge (p. 154)

  • 신은 무한히 선하고 사랑이 넘치므로, 우리가 따르기를 바라며 계시(revelation)를 통해 명령을 알려 준다.
  • 물론 질문은 남는다: 신의 명령을 어떻게 해석하나? 서로 충돌하는 종교 경전 중 어느 것이 유일한 계시의 원천인가? → 절박한 질문이지만, 적어도 원리상 앎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장점 2: 도덕 속성의 규범성을 설명하려 한다 · The normativity of moral properties (pp. 154–155)

  • 매키: 도덕 속성은 자석 같다. 옳은 행위에는 '행해져야 함(to-be-doneness)'이 본성상 들어 있고, 그른 행위에는 '피해져야 함(to-be-avoidedness)', 곧 하지 말라는 정언적 요구가 들어 있다.
  • 신명론의 설명(스윈번): 이 규범적 힘은 신과의 관계, 곧 신의 권위와 우리가 신에게 진 빚에 근거한다.
    • 부모-자녀 비유: 어린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 부모가 더 잘 알고, 자녀를 사랑하며, 자녀의 존재와 웰빙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 같은 모델로 신의 권위와 신의 명령의 규범성을 설명할 수 있다. → 신의 명령이 규범적이면 옳고 그름도 규범적이다. (천국과 지옥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 남는 질문: 부모 비유가 신에 대한 빚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나? 신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는 요구는 어디서 오나? "신이 갚으라고 요구하니까"라고 답하면 악순환이다.
  • 그래도 가족이라는 익숙한 비유로 규범성을 생각하는 독특한 방식을 내놓았다.

4. 에우튀프론 딜레마 · The Euthyphro Dilemma (pp. 155–158) [심화]

  • 신명론에 대한 가장 유명하고 강력한 반론. 너무 강력해서 많은 신자조차 도덕이 신의 명령에 근거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 약 2400년 전 플라톤의 대화편 『에우튀프론』에서 처음 제기. 라이프니츠와 커드워스도 비슷한 논증을 다뤘다. (오늘날 이해되는 형태가 플라톤의 원래 의도와 같은지는 논란이 있다.)

딜레마의 구조 · The structure of the dilemma (pp. 155–156)

  • 신명론을 받아들이면: 신이 명령하는 행위는 모두 그리고 오직 옳은 행위다. → '옳음'과 '신이 명령함'이라는 두 속성이 완벽히 상관된다.
  • 이것이 우연일 리 없으니 설명이 필요하다. 선택지는 둘뿐이다.
설명 방향 문제
(A) 행위가 옳기 때문에 신이 명령한다 신명론의 정신에 충실하지 않다
(B) 신이 명령하기 때문에 행위가 옳다 세 가지 유명한 문제
  • 어느 쪽으로 설명하든 신명론에 나쁜 소식 → 딜레마

(A) 옳음이 신의 명령을 설명한다 · What is right explains what God commands (p. 156)

  • 옳고 그른 행위가 먼저 있고, 신은 무엇이 옳은지 보고 그래서 명령한다.
  • 그러면 신은 행위가 옳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의 일부가 아니다. 어떤 행위는 신과 독립적으로 옳다.
  • 신은 여전히 윤리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엇이 옳은지 추가 정보를 주고, 옳은 일을 할 추가 동기를 준다. 하지만 메타윤리학과 도덕 속성의 본성에 관한 한 역할이 작아진다.

(B) 신의 명령이 옳음을 설명한다 · God’s commands explain what is right (pp. 156–158)

  • 앞서 정식화한 신명론에 부합한다. 행위는 처음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 신이 등장해 명령하자 비로소 어떤 행위는 옳은 것, 어떤 행위는 그른 것이 된다.
  • 세 가지 유명한 문제 (C. 밀러, 2013)

문제 1: 신의 선함 · Problem 1: God’s goodness (p. 157) — 올스턴

  • 신자들은 대개 신이 완벽하게 선하다고 믿는다. 좋음과 옳음이 신의 명령 때문이라면 신의 선함은 어떻게 이해하나?
선택 내용 문제
① 좋음은 신과 독립적 (옳고 그름만 신의 명령에 근거하는 제한된 신명론) 신의 명령과 무관한 별도의 좋음 이론에 기댐 좋음이 신과 독립적이라면, 옳고 그름은 왜 독립적일 수 없나?
② 신의 선함도 신의 명령에 근거 좋음과 옳음을 같은 방식으로 이해 신이 스스로에게 어떠하라고 명령해서 선하다는 건 그럴듯하지 않다
  • → 신이 명령해서 옳다고 보면 신의 선함을 그럴듯하게 이해할 길이 없다.

문제 2: 무엇이든 옳을 수 있다 (자의성) · Problem 2: Anything could be wrong (pp. 157–158) — 퀸

  • 신이 명령하기 전엔 어떤 행위도 옳지 않다. 신이 다른 행위를 명령했다면 그 행위가 옳았을 것이다.
  • 신이 갓난아기를 산 채로 삶으라고 명령했다면, 그것이 옳은 일이 되었을 것이다.
  • 일부 유신론 철학자는 이 귀결을 받아들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에서 신이 명령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옳다고 썼다.
  • 하지만 대부분에게 이는 감수하기엔 너무 큰 대가(bullet to bite)다. 신이 명령해도 결코 옳을 수 없는 끔찍한 행위가 분명히 있다.

문제 3: 신이 명령하는 이유 (redundancy) · Problem 3: The reasons for God’s commands (p. 158) — 팀몬스

  • 문제 2에 대한 그럴듯한 응답: 신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 변덕으로 명령하지 않는다. 늘 좋은 이유로 명령하며, 그 이유 때문에 특정한 것들이 옳고 그르게 될 수밖에 없었다.
  • 그러나 이 응답은 신의 명령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1. 신이 어떤 행위를 금지하는 좋은 이유가 그것이 불공정하거나 남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하자.
    2. 그렇다면 나도 똑같은 이유로 불공정과 해악을 신경 써야 한다. 그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좋은 이유가 이미 내게 있다.
    3. 즉 신이 명령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바로 그 이유가 우리에게도 그 행위를 옳게 만든다.
    4. ∴ 신이 좋은 이유로 명령한다면, 신은 더 이상 도덕의 궁극적 원천으로 필요하지 않다.

결론 · Conclusion (p. 158)

  • (B)를 거부하는 이유: (i) 신의 선함이 수수께끼가 됨 (ii) 신이 명령하면 무엇이든 옳을 수 있음 (iii) 명령이 변덕이 아니라면 우리도 그 이유를 공유하므로 명령이 불필요해짐
  • 그래서 (A)가 더 그럴듯하다. 하지만 (A)를 택하면 신의 명령으로 옳음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다.
  • → 어느 쪽으로 보든 신명론은 실패한다. (적어도 에우튀프론 딜레마에 좋은 답을 할 수 있을 때만 받아들여야 한다.)

5. 정리: 세 이론 한눈에 비교 · Comparing the three theories

주관주의 상대주의 (평가자) 신명론 (애덤스)
이론의 종류 도덕적 단어의 의미 이론 도덕적 단어의 의미 이론 도덕 속성의 본성 이론
"X는 그르다" 나는 X를 불승인한다 내 사회의 규범이 X를 금지한다 X는 신의 명령에 어긋난다 (속성)
장점 의견 문제, 신비롭지 않음, 진리 조건, 동기 설명 경험 탐구 가능, 또래 압력·오류 가능성·사회 내 불일치 설명, 관용 단어 의미는 모두 같음 → 불일치 가능, 계시를 통한 앎, 규범성(부모 비유)
주요 문제 도덕 경험, 오류 불가능성, 불일치 사회 간 불일치, 증거의 문제, 관용, 다문화 에우튀프론 딜레마

6. 등장 철학자 정리 · Philosophers in This Chapter

인물 쪽 이 장에서의 역할
앤스콤 142 도덕을 법의 모델로 이해하기
H.L.A. 하트 142 법은 누군가가 만든다 (법실증주의)
셰이퍼-랜도 142, 145, 149–151 주의주의적 세 이론 비판, 상대주의의 불일치·관용·다문화 문제
토머스 홉스 143 주관주의의 고전적 표현
제이미 드라이어 143 오늘날 드문 주관주의 옹호자
제임스 레이첼스 145 주관주의의 오류 불가능성 문제
G.E. 무어 145 주관주의에 대한 불일치 논증
길버트 하먼, 휴 라폴렛 146 상대주의 옹호
폴 보고시언 147 상대주의를 숨은 매개변수로 정식화
루스 베네딕트 148 기술적 문화 상대주의
루이스 포이먼 150 상대주의와 관용 문제
로버트 M. 애덤스 151–154 신자 의미 이론 비판, 도덕 속성으로서의 신명론
위렝가, 퀸 151, 157 현대 신명론 (퀸: 무엇이든 옳을 수 있다는 문제)
J.L. 매키 154 도덕 속성은 '자석 같다' (규범성)
리처드 스윈번 154 신의 권위와 우리가 진 빚으로 규범성 설명
플라톤 155 『에우튀프론』, 에우튀프론 딜레마
라이프니츠, 커드워스 155 비슷한 딜레마 논증
윌리엄 올스턴 157 신의 선함 문제
아우구스티누스 157 신이 명령하면 살인도 옳다 (귀결을 수용)
마크 팀몬스 158 신의 명령이 불필요해지는 문제
크리스천 밀러 157 에우튀프론 딜레마의 세 문제 정리

7. 핵심 용어 · Key Terms

영어 한국어 쪽 한 줄 설명
normative ethics 규범윤리학 141 무엇이 옳고 그른지, 왜 그런지를 묻는 분야
metaethics 메타윤리학 141 도덕적 언어·사고·속성·진리의 본성을 묻는 분야
moral truth / moral property 도덕적 진리 / 도덕 속성 141–142 객관적으로 참인 도덕적 진술 / 옳음·그름 같은 행위의 성질
voluntarism 주의주의 142 도덕 기준은 누군가의 자발적 행위로 만들어진다
subjectivism 주관주의 142–143 "옳다/그르다" = 내가 승인/불승인한다
approval / disapproval 승인 / 불승인 143 행위에 대한 긍정적 / 부정적 태도
truth conditions 진리 조건 144 어떤 진술이 참이 되는 조건
practical nature of moral judgments 도덕 판단의 실천적 성격 144 옳다고 판단하면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는 점
infallibility 오류 불가능성 145 틀릴 수 없음. 주관주의의 문제
moral disagreement 도덕적 불일치 145 같은 것에 대해 서로 상충하는 도덕적 주장을 하는 것
talking past one another 서로 엇갈려 말하기 146 다른 주제를 말해서 실제로는 다투지 않는 상태
moral relativism 도덕적 상대주의 146 옳고 그름은 사회의 도덕 규범에 상대적이다
moral code 도덕 규범 146 한 사회 대부분이 받아들이는 처방들의 집합
appraisal relativism 평가자 상대주의 146 화자 사회의 규범이 기준
agent relativism 행위자 상대주의 147 평가받는 행위자 사회의 규범이 기준
hidden parameter 숨은 매개변수 147 "F에 상대적으로"처럼 문장에 드러나지 않고 맥락이 채우는 요소
descriptive cultural relativism 기술적 문화 상대주의 148 사회마다 도덕 규범이 실제로 다르다는 경험적 관찰
tolerance 관용 149 다른 문화에 자기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 태도
divine command theory 신명론, 신의 명령 이론 143 옳고 그름은 신의 명령에 근거한다
revelation 계시 154 신이 자신의 명령을 인간에게 알려 주는 것
normativity 규범성 154 옳은 행위는 해야 하고 그른 행위는 피해야 한다는 요구의 힘
to-be-doneness 행해져야 함 154 매키: 옳은 행위에 본성상 들어 있는 요구
Euthyphro dilemma 에우튀프론 딜레마 155 옳아서 명령하나, 명령해서 옳은가? 어느 쪽도 신명론에 곤란
dilemma 딜레마 156 두 선택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
bite the bullet 대가를 감수하다 157 이론의 불편한 귀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redundancy 불필요성, 잉여성 158 신의 명령이 도덕을 설명하는 데 더 이상 필요 없어짐

8. 장 끝 토론 질문 · Summary and Questions (pp. 158–159) + 생각해 볼 방향

  1. 주관주의, 상대주의, 신명론을 모두 이끄는 기본 생각은? 이 토대는 얼마나 그럴듯한가?

    • 법의 모델 / 주의주의: 누군가가 만들어야 옳고 그름이 생긴다. 법과 도덕의 차이(합법이지만 그른 행위)는 이 유비를 얼마나 약하게 만드는가?
  2. 주관주의자와 상대주의자는 다음을 어떻게 분석하나? (i) 고기를 먹는 것은 그르다 (ii)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iii)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 주관주의: "나는 ~을 불승인/승인한다". 상대주의: "내 사회의 규범이 ~을 금지/요구한다".
    • (ii)에서는 평가자 상대주의(내 사회 기준)와 행위자 상대주의(당시 중국 사회 기준)의 답이 갈라질 수 있다.
  3. 도덕적 불일치가 왜 주관주의자와 상대주의자에게 문제인지 예를 들어 설명하라. 이 반론에 대한 응답을 생각해 낼 수 있나?

    • 벤과의 물고문 논쟁(주관주의), 로신과 안나의 낙태 논쟁(상대주의). 서로 엇갈려 말하기가 핵심.
    • 응답의 방향: 도덕적 불일치가 사실은 태도의 불일치라고 보면 어떨까? (→ 8장의 표현주의로 이어지는 생각)
  4. 주관주의와 상대주의 중 어느 쪽이 "우리는 대개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에 더 잘 맞나?

    • 주관주의: 판단 자체가 내 태도 보고이므로 직결된다. 상대주의: 내가 사회 기준을 받아들인다는 추가 가정이 필요하다. 사회 기준을 거부하는 사람은?
  5. 신명론자는 에우튀프론 딜레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A)를 택하고 신의 역할을 정보·동기로 축소? (B)를 택하고 아우구스티누스처럼 대가를 감수? 올스턴처럼 신의 선함을 더 설명할 수 없는 기본적인 것으로 두면?(참고문헌 소개)

9. 더 읽을거리 · Annotated Bibliography (저자 추천 중 입문용) (pp. 159–163)

  • Shafer-Landau, Whatever Happened to Good and Evil? (2004) — 주관주의·상대주의를 비판하는 짧고 재미있는 책. 이 장의 강력 추천 도서
  • Fischer, Metaethics: An Introduction (2011) — 아마 가장 명료하고 쉬운 메타윤리학 교과서
  • Pojman, "Who's to Judge?" (2000) — 상대주의와 주관주의에 대한 쉬운 비판 (온라인 공개)
  • LaFollette, "The Truth in Ethical Relativism" (1991) — 상대주의의 장점을 잘 설명 (온라인 공개)
  • Quinn, "Divine Command Theory" (2000) — 신명론에 대한 쉬운 개관
  • Miller, C., "Euthyphro Dilemma" (2013) — 에우튀프론 딜레마와 주요 응답 정리 (온라인 공개)
  • Plato, Euthyphro — 경건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고전 대화편 (온라인 공개)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etaethics", "Moral Relativism", "Theological Voluntarism" (온라인 무료)

📝 나의 메모 · My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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